내가 주로 이용하는 통근버스로는 연륜을 자랑하는 고물버스와 새로 뽑은지 얼마되지 않은 신형버스가 있다.
두 버스의 노선과 시간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난 고물버스를 애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은 다름아닌 조그만 '창'에 있었다.
오랫동안 이용했던 옛버스 안에는 자유로이 열고 닫을 수 있는 창이 있는 반면 새로 만들어진 신형버스는 통유리로 처리되어 어디에도 승객이 열고 닫을 수 있는 창이 없다.
따라서 온도, 습도, 냄새등 모든 실내컨디션이 기사의 단독판단에 의해서 운영되어지는데 새차의 최신식 공조시스템이 효과적일거라 생각되지만, 경험한 바론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실내공기는 생각보다 쾌적하지 않다.
승차시간이 긴 광역버스 실내의 적당치 않은 실내컨디션때문에 겪게 되는 불편은 상당하다.
실내공기에 불만이 없더라도 광역버스의 특성상 답답한 서울을 벗어나 서울외곽의 한산한 국도변을 달릴때라면 창밖으로 보이는 시원한 풍광에 당장이라도 창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한껏 들이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사소한 것이지만 무심히 사라진 후 생각했던것 보다 큰 불편을 초래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
승객 모두가 자유롭게 열고 닫을수 있는 창은 분명 운영상 여러가지 불편이 있겠지만 통유리로 처리된 창에 비해 승객의 의지를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차원에선 한수 위가 아닌가?
또 생각해 보면,
잘 돌아가는 에어컨도 좋고 후끈한 히터도 좋지만
더울때 창열어 바람 맞고 서늘하면 창닫아 바람 막을 권리도 소중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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