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진실

군사적 이중국적 국가 - 21세기 아침의 사색

lim chulwoo 2011. 12. 21. 14:01
김정일위원장이 사망했다.

우리의 미래에 결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역사적 사건앞에 들려오는건 전후사정을 무시한 과장되고 거짓된 언론뿐이다. 누구도 역사적 진실과 문제의 근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듯 현상에만 매달려 있고, 전문가라고 불러다 놓고 앞날을 예측한다고 떠들어 대지만 김정일 사망소식조차 인터넷으로 듣고야 알았다는 그 정보력에 되지도 않는 분석과 예측이라니.
차리리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으니 우리의 정체성 및 남북관계의 문제의 근원을 들여다 보는것이 우선 아닐까?

리영희 선생이 말하는 우리의 한계에 대해서 들어보자.

<사진출처 : 경향신문>


군사적 이중국적 국가 '대한민국'

평화회담에 임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김 주석은 군사적 문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주권국가 지도자로서의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평화회담에서 군사문제가 제기될 때 일일이 와싱톤으로부터의 회답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왜 그런가?

한미 방위조약으로 대한민국의 영토, 영해, 영공은 대한민국의 영역이면서 동시의 미국의 육해공군이 무조건 주둔할 수 있고, 무슨 목적으로든 그리고 언제까지나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미국의 한 주와 같은 법적 성격을 지닌다. 다시 말해서 대한민국의 주권 영역은 군사적 성격에서는 '이중국적'인 셈이다. 국군 작전지휘권은 그 '군사적 이중국적 국가' 군대의 당연한 표현이다. 휴전협정상의 지위 또한 그렇다.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그리고 거의 전적으로 북한과 미국의 문제다. 남한이 실제 문제에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 2년간에 걸친 북한과 미국 간의 핵문제에서 남한이 미국과 북한에 의해서 어떤 대접을 받아왔는가를 생각해보면 답변은 분명해진다. 이상의 상황을 정리하면, 역사적 무대인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영삼대통령은 와싱톤의 '사전 재가'가 없는 군사적 답변을 김일성 주석에게 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가슴 아프지만 이것이 이 나라의 실체이고 현실이다.

『한겨레신문』, 1994. 7.1 리영희

<사진출처 : 주간동아>